CE/EU 동향

"이대로면 환자가 위험하다" — EU 의료기기 인증기관들이 집단 경고를 날린 진짜 이유

MDRA CAT 2026. 4. 1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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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의료기기 시장의 '문지기' 역할을 하는 인증기관(Notified Body)들이 EU 집행위원회를 향해 이례적인 집단 경고를 날렸습니다. 2026년 4월, 유럽 인증기관 연합 Team-NB는 공식 의견서를 통해 "현재 논의 중인 MDR·IVDR 개정안은 공중 보건에 대한 위험을 오히려 높인다"고 직격했습니다. 규제를 집행하는 기관이 규제 당국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이 사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핵심은 '효율화'라는 명목 아래 이루어지는 안전망 해체입니다. EU 집행위원회의 개정안은 표면적으로 제조사 부담 경감과 시장 접근성 개선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Team-NB가 조목조목 분석한 결과, 이 개정안에는 안전을 위협하는 변화들이 겹겹이 쌓여 있습니다.

 

 

사진: Unsplash 의 Natanael Melchor

가장 논란이 큰 것은 불시 감사(Unannounced Audit) 사실상 폐지입니다. 불시 감사는 2013년부터 도입된 핵심 예방 장치입니다. Team-NB가 공개한 실제 사례를 보면, 불시 감사 중 CE 마크를 달고 유통 중인 멸균 제품의 멸균 검증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경우가 있었습니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의 약 30%에서 환자 안전에 직결되는 고위험 사이버보안 취약점이 발견되었는데, 이 중에는 게스트 계정으로 입원 환자 전체의 투약 정보를 수정할 수 있는 심각한 취약점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기술 문서(TD) 검토 샘플링 대폭 축소입니다. 현재도 중위험 기기의 기술 문서는 기기 그룹의 5~15%만 검토합니다. 개정안대로라면 초기 인증 시 그룹 전체에서 단 1개의 기기만 검토하고, 이후에는 '문제가 생겼을 때만(for-cause)' 추가 검토를 진행하게 됩니다. 인증기관들은 "100개가 넘는 기기가 포함된 그룹에서 1개만 보고 전체를 인증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반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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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PSUR(주기적 안전 보고서) 제출 주기 연장입니다. 집행위는 연 1회 제출을 2년에 1회로 완화하자고 제안했지만, 인증기관들은 "2년이면 안전 신호가 묻혀버리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우려합니다. 특히 고위험 Class III 기기나 자가 검사용 IVD는 이상 징후가 빠르게 나타날 수 있어 연간 모니터링이 필수라는 주장입니다.

이 모든 변화의 누적 효과가 핵심입니다. Team-NB는 "각각의 변화는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합산하면 EU 의료기기 규제 체계가 MDR·IVDR 도입 이전 수준, 혹은 그보다 낮은 수준으로 후퇴하는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예방적 규제에서 사후 대응적 규제로의 전환, 이것이 Team-NB가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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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완화와 환자 안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요? Team-NB의 답은 "방법이 있다"입니다. 일률적 감시 축소가 아닌, 실적이 검증된 제조사에게만 점진적으로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성과 기반 규제 모델'이 그 해법입니다. EU 입법 과정에서 이 목소리가 얼마나 반영될지, 의료기기 업계 전체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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