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을 높이겠다는 명목 아래, 수십 년간 쌓아온 예방적 안전망이 무너지고 있다."
유럽 의료기기 인증기관 연합 Team-NB가 EU 집행위원회를 향해 던진 메시지의 핵심입니다.

2025년 12월 EU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MDR·IVDR 개정안은 표면적으로는 '규제 부담 완화'와 '시장 접근성 개선'을 목표로 합니다. 그러나 이 개정안을 실제로 집행하는 인증기관들의 시각은 전혀 다릅니다. 불시 감사 사실상 폐지, 기술 문서 검토 샘플링 축소, 인증 갱신 요건 완화 등 일련의 변화가 '개별적으로는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합산하면 규제 체계 전체의 예방 기능을 훼손한다'는 것입니다.
인증기관들이 제시한 실제 사례는 충격적입니다. 불시 감사를 통해 CE 마크를 달고 유통 중이던 멸균 제품의 멸균 검증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경우도 있었고, 사이버보안 점검에서는 검사 대상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의 약 30%에서 환자 안전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고위험 취약점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논란이 되는 것은 '잘 확립된 기술(WET)' 기기의 정의 확대입니다. 집행위의 초안대로라면 스마트폰 앱부터 고위험 이식형 기기까지 폭넓게 이 카테고리에 포함될 수 있으며, 이 경우 기술 문서 검토 없이 시장에 출시되는 고위험 기기가 대폭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인증기관들은 "바닥을 향한 경쟁(race to the bottom)"이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Team-NB의 대안은 '규제 완화'가 아닌 '성과 기반 규제 조정'입니다. 처음 두 번의 주기적 심사(약 6년)를 문제없이 통과한 제조사에게만 완화된 감시 강도를 적용하고, 라이프사이클 초기와 말기에는 오히려 감시를 강화하자는 것입니다. 환자 안전을 지키면서도 불필요한 행정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방향입니다.
MDR/IVDR revision: Team-NB feedback - team-nb
Following the publication of the draft on December 16th, 104 persons from our members worked to come with a list of comments accompanied with proposed solutions. Attached in the extensive document of 99 pages. Team-NB-MDRIVDR_revision-Have_your_say-2026040
www.team-nb.org
EU 의료기기 규제의 방향은 결국 "얼마나 빨리 시장에 내보낼 것인가"와 "얼마나 안전하게 유지할 것인가" 사이의 균형 문제입니다. 이번 논쟁의 결론이 어떻게 나든, 의료기기 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주목해야 할 역사적인 전환점임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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